
"참된 의료는 인간에 대한 예의에서 비롯된다"
'바로 잡음', '새로 고침'의 대명사
우리본정형외과 김경환 대표원장
서서 걷기 시작하면서 인류의 몸에 숙명처럼 병이 찾아왔다. 뼈와 관절과 근육의 이상. 다름 아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기본 구조다. 선천적이거나 사고로 인한 외상 등을 제외하면 발명의 원인은 진화와 문명 아닐까. 물론 비약일지 모르나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비뚤기 쉬운 게 사실이다. 시간에 쫓기는 일상이 다반사고 어정쩡한 자세로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니 말이다. 노화로 인해 어차피 퇴화할 수밖에 없는 몸이라지만 생활의 질과 직결되는 병증이기에 언제든 소홀할 수 없다. 히포크라테스 이전부터 질병 기록이 존재한다는 이 분야에서 군계일학처럼 도드라진 명의가 있어 찾았다. '바로 진단, 바른 진료'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난 7월 개원한 '우리본정형외과(서울 중구 청계천로 14)' 김경환 대표원장. 그에게 정형외과 전문의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철학과 백 년을 살기 위해 필요한 바른 몸가짐에 대해 물었다.
"사람의 몸은 무수히 많은 조직과 기관으로 구성된 하나의 팀입니다. 생계에 쫓겨 몸을 혹사하고 나쁜 생활 습관에 빠지다 보면 팀워크가 깨지는 거지요. 흔히 우리가 몸의 주인이라지만 정작 몸을 제대로 부리지 못하고, 정성껏 돌보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김경환 대표원장의 일성이 터져 나왔다. 움직일 수밖에 없고 또 움직이지 않아도 언젠가 근골격계에 변화와 이상이 생긴다는 것은 그도 인정한다. 다만 예방 차원에서 사회 구조와 개인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사정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이다. 외과 분야에서 가장 흔한 질병으로 치부되어 아파도 별일 없겠지 넘어가다가 병이 깊어 내원하는 환자를 보면 마음이 쓰리다. 그동안 불편한데도 어떻게 참고 살았는지, 불안한 마음은 어떻게 다스렸는지 우선 환자와 속 깊은 대화를 이어가고 쓴소리는 마음에 삭인다.
"환자복 입은 사람들만 환자는 아닙니다.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할 정도로 생계에 쫓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상주인구가 많은 것도 아닌데 광화문 청계천로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병원으로의 접근성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했죠."
청계천로는 직장이 밀집해 있고 대개가 행사와 관광 목적으로 들르는 곳이라 유동인구의 집결지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가 과감하게 터를 잡은 이유는 의료 서비스의 일환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치 과거에 의사가 왕진 가방을 들고 깊은 산골로 환자를 찾아가는 서비스와 같다고 본다. 비록 정치와 경제, 문화의 기능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이지만 실상은 무의촌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잠시나마 일에서 손을 떼고 마음 편히 쉽게 내원할 수 있는 환경을 병원 스스로가 조성했으니 '개척'과 같다. '바로 진단'이라는 기치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단 한 번의 내원으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있는 역량은 김경환 원장의 축적된 내공과 최신 의료장비가 담보한다. 응급처치뿐만 아니라 진단에서 치료와 재활까지 말 그대로 '원스톱'으로 가능한 병원인 셈이다. 그는 병원의 외형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의료 서비스의 본질인 의술의 가치를 더 강조한다.
"우리 병원이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하명이 '바른 진료'입니다. 완쾌를 위해서는 결국 지난한 치료 과정을 거칩니다. 다만 환자의 신체적, 경제적 고통을 헤아려 그 과정에서 군더더기를 없애야 합니다. 의료진으로서 그것이 바를 '정(正)', 즉 옳은 길이자 실력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본정형외과는 후유증 없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만드는 데 탁월한 것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런 명망이 가능해진 요인이 그의 설명대로 불필요한 진료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의사를 찾는 이유는 완치를 바라는 마음이겠지만 그 이전에 질문하기 위해서다. '왜'아픈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마음을 헤아려 그는 환자와의 대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궁극의 치료를 위해 지금 상황을 환자에게 이해시키는 과정, 즉 환자와 의사의 협진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시술이나 투약을 위한 기술은 발전했지만 환자의 몸과 처한 환경은 제각각이다. 환자 맞춤형 진료가 필요하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갈수록 몸을 읽는 의사는 보기 드물고, 일방적 처방의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이다.
"현대 의학은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생활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만드는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고 세심한 설명을 곁들여 환자가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진료 행위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환자와 의사의 소통을 치료 과정의 하나로 여긴다. 과거 의료 관행처럼 환자를 소외시키지 말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 스스로 내가 어떤 이유 때문에 아픈지,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는지 납득해야 불안을 없애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 치유력도 지녔기 때문에 반드시 낫겠다는 마음과 자세를 다잡아야 결과도 좋다고 한다. 과학과 의학이 만능은 아니고 그것이 오히려 몸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시술과 투약에 신중하다. 환자 각각의 개성과 처한 환경을 고려하여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환자 맞춤식 진료 덕분에 완치율이 올랐다. 환자의 편견과 오해를 지우기 위해 일 방향이 아닌 환자와의 쌍방향 협진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우리들병원 진료원장을 거치는 등 정형외과 분야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의 성격은 냉철함과 온화함이 조화를 이룬 듯 보인다. 마치 동네 아는 형처럼 푸근한 미소를 지녔고 환자에게 칭찬을 건네는 데 인색하지 않으며 수더분한 농담도마다 하지 않는다.
"통증의 단순한 해결이 치료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 과정 속에 환자가 고통을 감수하며 이겨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환자들 칭찬을 할 수밖에 없지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우리 환자가 춤을 추게 되었다. 그것도 정형외과 환자가!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제가 건네는 칭찬은 환자에 대한 신뢰에서 나옵니다."
몸과 마음 씀씀이가 단정하면서도 넉넉해 보이는 그도 어린 시절에는 소심하다고 놀림을 받았단다. 비록 무단 횡단 따위를 용기로 여겼던 어린 또래들의 말장난이었지만 삶에 바른 좌표를 찍는 데 유용했다. 유난히 원칙과 규율을 섬기며 지키는 습성이 몸에 배었던 터라 장래 희망을 군인으로 삼을 정도였다. 의사 역시 철저하게 매뉴얼을 준수하며 개별 임상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군인과 성격은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남들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 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전체를 보는 여유가 생겼고, 곳곳을 파고드는 매의 눈처럼 정밀한 시야가 발달했다.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 보이지 않거나 어두운 데 있는 사람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과 태도가 익숙했다. 환자를 소외와 사각의 영역에 있는 대표적인 존재들이라고 본다면 그가 의사를 소명으로 받아들인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그가 뽑은 또 다른 장점은 손재주가 좋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세심한 마음이 함께 움직이며 드러난 결과로 보인다. 실제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정밀 묘사에 탁월한 재주를 발휘해 자타가 공인할 정도였다. 동료 의사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논문 작성에 필요한 의료 삽화를 청탁하는 일이 잦았고, 그가 집필한 『정형외과 해부학』(2009)에는 그가 직접 손으로 그린 삽화가 게재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소심하다는 편견과 선입견에서 시작된 조심성과 세심함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으로 발전하여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의사가 되었다.
"저는 한 명의 의사에 불과하지만 멀리 오래가는 향기처럼 선한 영향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후배와 제자를 챙기는 편인데 그들이 결국 나보다 나은 의사가 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끊임없는 수련을 통해 저의 매뉴얼과 임상 연륜을 뛰어넘는 제자가 탄생할 것입니다."
의사는 시대에 뒤처져서는 안 되고 항상 최신 정보의 업데이트에 민감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문명이 발전하며 진화를 이루는 격변 속에 또 어떤 새로운 병이 우리 몸을 괴롭힐지 모르니 말이다. 변화의 흐름을 읽되 바른 원칙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잊지 않는 그의 철학이 몸과 마음을 새롭게 고치고, 바로잡는 대명사로 불리는 원동력으로 비친다. 후배와 제자에게 쏟는 애정으로 내리사랑의 본을 보이지만 그 역시 엄연히 현재 진행형의 의사다. 우리본정형외과를 개원하며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개척한 장본인이다. 발전과 성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그의 말은 앞으로도 무소의 뿔처럼 정진하겠다는 굳센 다짐으로 다가온다.
"제 삶 앞에서 명예롭고 싶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는 말이죠. 환자에게도 먼저 자기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몸부터 아끼고 살펴야겠죠. 뼈와 근육을 건축물에 비유하면 골조에 해당합니다. 백 년을 버텨야 하는 몸의 시작이란 말입니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